4월 1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다시 금지됐어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했다가 다시 제한하기 시작한 건데요.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질 때까지 단속을 유예해야 한다"는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의 주장에 따라, 위반해도 과태료 처분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대요. (이게 무슨?🤷‍♂️) 그러다 보니 여전히 카페 내에서도 일회용 컵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저는 아직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환경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놀랍게 느껴졌어요.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이 극에 달했다는 신호로 보였거든요. 실제로 2020년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년 대비 약 22% 증가했어요. 무게로만 따지면 대형 화물차 2만 대가 추가로 버려진 셈이에요.😥 

윤 당선인의 기후 공약은 지난 2월 <이렇게 '대선' 안돼!> 특집을 통해 정리했었는데요. 중요한 공약만 몇 개 짚어보자면요,

님은 원자력발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독자분들 중에서도 의견이 갈릴 것 같은데요. 위험하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되면서 탄소 배출도 하지 않는 "완벽한" 에너지가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에너지원이든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팽팽한 논쟁이 계속되는 거겠죠? 그게 대체 무슨 문제인지, 대표적인 논쟁거리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비교하면서 알아볼게요.

아무래도 원자력발전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방사성폐기물일 것 같아요. 원자력발전을 하다 보면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과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이 나오는데요. 이 중에서 원자력발전 연료로 쓰이는 '핵연료'는 발전에 쓰인 후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구분이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엔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은 있는데,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해요. 그래서 발전소 내부에 있는 별도의 시설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죠. 하지만 저장시설도 한계가 있으니 이렇게 쌓아두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닌가 봐요. 이런 상황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를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고 부르는 걸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찰떡인 비유 같아요.😂

2. 밀집도

한국의 원전 밀집도는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만약 2050년 탄소중립을 원전으로만 한다면 밀집도가 지금보다 8~10배 증가하게 돼요. 윤석열 당선인은 원전 비중을 30~35%로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그러려면 최신 원전을 최소 26기는 더 가동해야 하죠. 건설 중인 원전 4기와 당선인이 공약한 건설 재개 원전 2기를 포함한다 해도, 20기를 더 지어야 합니다. 심지어 80년대에 지어진 원전 총 7기까지 모두 가동한다는 전제하에 말이에요.

지금 원전만으로도 많은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원전 비중 30~35%'라는 공약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돈과 시간도 엄청나게 투입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할 텐데요.🤨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는 전력량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 있어요. 필요할 때 많이 생산하고, 필요 없을 땐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바람의 세기나 태양광 등 기후 조건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에너지가 부족할 수도, 과하게 생산될 수도 있죠.

'부족한 건 그렇다 치고 에너지가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수도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실 것 같아요. 아무도 물을 틀지 않는데 수도관에 물이 계속 공급된다면 수도관은 결국 터지고 말겠죠? 전력도 마찬가지예요. 초과공급이 일어나면 전력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고, 정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거든요. 화력발전을 끄는 건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니 재생에너지를 제한시키는 쪽으로 변동성 문제를 커버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 제주도의 풍력발전기는 이러한 이유로 출력이 자주 중단되는데요. 2021년 3월까지 제주도 내 풍력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출력 제한이 총 188번이나 발생했고, 이에 따른 손실액이 65억이 넘는다고 해요. 더 심각한 문제는 제한의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 매년 수억 원대의 손실이 날 것을 감수할 사업자는 없겠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냥 깨끗할 것만 같은 재생에너지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부터 태양광 장려 정책이 시작되면서 발전 사업자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태양광 설치 지역을 찾아 나섰고, 산지를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2015~2019년 사이에만 307만 8,400그루의 나무가 벌목되었죠. 이로 인해 오히려 온실가스 저장 및 감축 기능 측면에서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있어요.

풍력 발전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곤 합니다. 특히 발전기의 터빈이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고요. 인과관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2009년에 제1영양풍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고압선 밑에 있는 양봉장의 벌 240군(약 160만 명)이 전멸되다시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어요. 시끄러운 환경에서 벌과 식물의 상호작용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실제로 많은 벌이 사망한 경북 영양군 양구리는 국내에서 풍력발전기가 가장 밀집한 곳 중 하나라고 해요.

여러 한계점과 의혹을 안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나라들이 재생에너지를 택하는 이유가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한 전원으로 각광받고 있고, 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원자력발전의 7배 정도 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위에서 언급한 변동성 문제는, 한전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시스템을 통해서 변동성을 미리 예측하며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과도하게 생산되는 전력을 배터리(ESS) 같은 곳에 저장해서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해요. 가격 등의 문제로 아직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생태계 파괴나 인근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의 또 다른 형태도 소개해 드릴게요. 제주 탐라해상풍력 단지는 바다 위에 떠있는 해상풍력 발전소예요. 거주 지역과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 소음이 덜하고, 바닷 바람을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량도 많죠. 게다가 해수면 아래 설치돼있는 구조물이 인공 어초 역할을 하면서 건설 이후에 더 많은 물살이들이 모여들기도 한다고 해요. 태양광발전과 농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영농형태양광도 있는데요. 안정적인 농가수익과 친환경 발전을 모두 고려할 수 있어 농민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고 합니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늘리겠다는 당선인의 공약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요? 의견 대립이 있는 문제라면 사회적 합의를 위해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방향성을 논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도 크게 변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치권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원전을 정치경쟁의 도구로써 사용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정작 그렇게 만들어진 에너지를 사용할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소외되는 일이 발생할까봐 걱정도 됩니다. 게다가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원전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찬반 논쟁에 달린 게 아니라 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 중 하나예요.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일도 없어야겠지만,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감추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일도 없어야겠죠.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에너지 정책.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로부터, 불평등으로부터,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올리브 : 재생에너지든 원자력이든, 계속해서 전기 수요가 늘어난다면 그 어떤 방안도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술이 빠르게 발달해서 재생에너지로 전기화가 100% 가능하다고 해도,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땅을 써야 하잖아요. 발전소를 서울에 지을 리는 없을 테니, 지역 사람들은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되겠죠. 경제성만이 아닌, 생태적 관점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봐요.

: 이엪지와 함께하는 독서 모임 더살읽방이 내일(4/26) 진행됩니다! 책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를 읽으며 기후위기를 주제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요, 책 이야기보다는 각자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이루어질 거라, 책을 읽지 않아도 참여가 가능해요! 참가자분들께 제공되는 혜택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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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디는 요즘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멤버분들과 함께, 한 달 채식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어요. 각자 실천할 채식 수준을 정해 5월 한 달 동안 함께 채식을 해 보는 캠페인인데요. 채식이 낯선 분들을 위해 전문가 세미나도 진행될 예정이며, 단순한 채식 실천 인증에서 그치기보다는 채식에 관심 있는 분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답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채식한끼몰 10% 할인쿠폰도 제공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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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A님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점은, 어쩌면 소외된 자들이 벼랑 끝으로 밀려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서점에서 일을 하다보면 베스트셀러 코너와 신간 서적에서 소외, 혐오, 차별과 관련된 키워드의 책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오늘 뉴스레터를 보니 역시 그런 경향이 뚜렷해져가고만 있다는 생각에 섬뜩해지곤 해요.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 며칠 전 모 단체에서 팬데믹에서 드러난 인권문제를 되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그때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에 같이 있을 뿐 우리는 각자 다른 배를 타고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게 생각이 나요. 기후위기 문제에 대입해 봐도 말이 되는 문장이거든요. 크고 튼튼한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기조차 어렵겠죠. 나룻배에 탄 사람들은 말 그대로 죽어가고 있는데도요.